놀랍게도 벌써 책 출간 계약 4탄이다.
지난번에 새로운 D출판사가 나타나면서 마음이 기울었었다.
https://nworker.tistory.com/88
D출판사는 기존 원고에서 3/4를 날리고 1/4 마지막 파트를 살려서
동화를 쓰자고 제안했었다. 우선 새 목차도 짜고 원고 작업도 일부 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머리를 식히고 냉철하게 현재를 들어다보게 되었는데
글을 쓰는 건 너무 재밌는데...음 이건 완전 새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종류가 많이 다르구나, 고민하던 차에 C출판사(일잘하는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사실 C출판사는 꾸준히 연락이 내게 왔었다.
신기하게도 C출판사는 소설을 주로 다루는 출판사라
내 책을 좋게 봐주고 연락 주시는 게 신기해서 담당 편집자님에게 물어봤다.
"이 출판사는 소설을 다루는 출판사인데 왜 제 책을 내고 싶어하나요?"
계속 투고를 받고 있는데 편집자님도 대표님도 내 책이 가장 좋았다고,
주력 상품으로 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출판사에서 원하는 부분이 글도 사진도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책의 기존 목차는 이랬다.
Ch1~Ch3 까지는 주로 사진 중심의 짧은 글들이고 Ch4는 동화 긴글이었다.
정리해보면
C출판사 | D출판사 | |
원하는 글 | Ch 1~ Ch 3 | Ch 4 |
원하는 사진 | 기존의 사진 그대로 | 카메라 사진보다 내 사진이 들어갔으면 함 |
수정 방향 | 여행 관련 긴글 추가 | 동화로 나머지 3/4 분량 재작업 |
책 장르 | 여행 에세이 | 동화 |
홍보 방안 | 서울 국제도서 박람회 | 펀딩 |
처음에는 여행 에세이를 낼것인지, 동화를 낼것인지 고민했다.
그런데. 어 잠시만.
완벽하게 출판사에서 원하는 부분이 다르다.
그러면 두개 나눠서 책을 내면 되지 않는가?
빨리 낼 수 있는 여행 에세이를 내고, 동화를 기한을 늘려 재작업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 생각과 동시에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가 싶었다.
출판사 입장에도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주변에 지인 몇명에게 물어봤다.
책 두 권을 내면 되지 않을까, 가 아니라 둘 중 어느 걸 내는게 좋을까? 물어봤다.
그런데 지인들의 답은 놀라웠다. 아무도 내게 하나를 골라서 말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이렇게 답했다.
일단 둘 다 작업해보고 골라보는 거 어때?
나에 대한 믿음인지, 아니면 이게 내 욕심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 것인지.
뭔가 좀 머리가 확 깨이는 기분이었다.
또다시 출판사 지인의 도움
출판사들에게 문의를 구하기 전에 우선 편집자로 일하는 지인에게 도움을 구했다.
이런 상황인데 출판사 입장에서 이러면 기분 나쁘겠는지 물어봤는데
그 지인은 잘 말하면 되겠다고, 어떻게 포인트를 잡아야 하는지와 꼭 확실히 해두어야 하는 것,
그리고 계약서를 쓸 때 어떤 부분을 체크해야지 문제가 되지 않을지를 알려주었다.
C출판사에게 연락
이것들을 정리하는데 처음 C출판사로부터 계약서를 받은 후 2주가 지났었다.
(중간에 한번 계약서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려 한 번 연락하긴 함)
정리하고 나서 우선 C출판사에 먼저 연락을 했다. C출판사 담당자님은 전화를 받자
"제가 충분히 계약서도 검토하고 다른 출판사와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하니까 거절하는줄 알고 목소리가 어두워졌다가 C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싶다하니 아주 환해지셨다.
솔직히 C출판사와 책 출간 계약을 하게 된 건 편집자님 덕이 제일 큰 것 같다.
출판사 지인이 말하길 좋은 책이 나오는데에는 좋은 편집자를 만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C출판사 편집자님은...어...정말 일을 잘하신다. 내가 본 누구보다도. 깔끔하고.
그리고 나를 존중을 많이 해주시는 느낌이 들어서 작업해봐도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연락에서 기존 목차에서 동화에 관련된 Ch4 부분은 다 날리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 때 편집자님이 다 날리기엔 아깝다고 쓰고 싶어하는 기색을 보이셨다.
그래서 계약 직전에 이부분은 확실하게 나중에 다른 작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밝히고
그런거라면 원하시는대로 하라고 해서 깔끔하게 정리를 했다.
계약을 확정하고 나서 며칠 후에, C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서울 국제도서 박람회에 참가를 준비하는데 박람회에서 공개하는 신간으로 내 책을 올려 신청하고 싶다는 거였다.
나는 너무 영광인데..(출판사 지인이 말하길 국제 도서 박람회는 엄청 규모가 큰 곳이고
모든 출판업계와 편집자가 참여하고 언론이 크게 보는 곳이라고 했다) 얼떨떨하기도 했고
박람회라면 사진굿즈들로 일부 지원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었다.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었는데 홍보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나의 취지와
너무 잘 맞지 않나 싶다.
C출판사와는 책출간 계약을 서면으로 진행하고, 박람회때 방문하기로 했다.
D출판사와의 연락
D출판사와의 연락하기 전, 솔직히 이게 잘 안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어느 출판사가 기존 원고로 다른 출판사와 책을 먼저 내겠다는데 좋아하겠는가.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D출판사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D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연락을 기다렸다가 피드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했는데
이게 좀 몇주 길어졌다. 피드백을 받는데까지. 그러다가 안되겠다 해서 먼저 전화를 드렸다.
내가 새로 작업한 원고 초안을 보고 편집자분들의 의견이 갈렸던 것 같다.
스토리를 추가하자는 쪽과 좀 더 쳐내고 가자라는 쪽.
피드백을 듣고 이번에 위에서 고민하던 사항을 말씀드렸다.
쟁점은 크게 4가지였다.
1. 원래 목적은 기존의 책을 최대한 수정없이 내려는 건데 동화라는 방향성은 재미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간을 두고 제대로 작업하고 싶다.
2. 예전 피드백 중에서 인지도를 쌓으면 걱정이 없다고 했는데 좀 더 인지도를 쌓은다음에 진행하면 좋겠다.
3. 내가 들어간 인물 사진을 사용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소스가 부족해서 직접 촬영해서 수집하겠다.
4. 여행 크리에이터와 동화 연결고리가 약해서 그 연결 작업을 하겠다.
이 말씀과 함께 기존의 원고 중에서 여행 에세이를 내고 싶어하는 출판사가 있어서
이쪽과 함께 여행 에세이를 내되, 책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아서 동화 파트는 전면 빼고 진행하기로 했다고.
이야기를 쭉 듣던 D출판사 편집자님은 내가 책을 더 낸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인지도와 타이틀이 생기면 더 좋다는 의견이었다. 오히려 그러면 D출판사 내부에서 고민하던 부분들이 깔끔하게 정리될 것 같다고 하셨다. 동화를 가을~겨울 쯤에 내는 게 어떠겠냐고 제안해주셨다.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다. 어차피 동화를 새로 작업할 거라면 그 동화는 제주를 배경으로 작업하지 않겠냐고.
...너무 완벽한데?!
나는 제주를 여행하면서 장소들에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
동화라고 하면 굉장히 추상적이다. 하지만 제주가 주는 느낌과 제주에서 사람들이 얻고 싶어하는 것들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제주 이색스팟 PDF도 2분기때부터 재작업할 것이기 때문에 장소 탐색도 더 잘할 수 있다.
걱정으로 가득했던 D출판사와의 연락은 도파민 가득하게 끝났다.
그래서 올해 나는 두개의 출판사에서 각각, 총 2권의 책을 내기로 했다.
여름에는 나의 여행 에세이가
겨울에는 제주 동화가 나올 것이다.
생각만 해도 두근거린다.
1분기에 중요한 작업들이 거의 다 마무리가 되어가기 때문에
3월말부터 여름 여행 에세이 원고부터 가다듬을 생각이다.
결은 전혀 다르지만 좋은 출판사와 편집자님들을 만난 것 같다.
좋은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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